빅데이터와 문자를 이용한 이동통신사의 커머스, 문자 커머스
이동통신사를 생각할 때 커머스를 떠올린 사람은 아마 한 명도 없었을 것입니다. 정정하겠습니다. 온라인 쇼핑을 하기 위해 필요한 기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면 연관이 아예 없다고 하기에는 애매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이제는 이커머스 비즈니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봐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국내 주요 이동통신 3사의 커머스는 각 사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문자로 상품 판매 정보를 발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해당 문자는 이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매 가능성이 높은 상품만 골라 발송되는 맞춤형 형태인데요. SK텔레콤의 티딜, KT의 케이딜, 그리고 LG유플러스의 U+콕은 이렇게 발송 대상에 제한을 두기 때문에 '폐쇄형 커머스' 플랫폼이라고 표현되기도 합니다.
가장 먼저 문자 커머스의 문을 연 것은 SK텔레콤이었습니다. 티딜은 2020년에 시작해 2년간 GMV를 약 10배나 성장시켰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마케팅 측면에서 돕기 위해 시작한 서비스였던 만큼 티딜의 입점한 업체의 비율은 2022년 3월을 기준으로 중소기업이 9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KT와 LG유플러스 또한 후발 주자라는 입지를 극복하기 위해 상품의 온라인 최저가를 유지하고 전 품목 무료 배송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케이딜은 얼마 전 선물하고 싶은 사람의 전화번호를 입력하여 원하는 상품을 보낼 수 있는 '선물하기' 기능을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U+콕 또한 지난 7월에 정식으로 출시하며 현재 상품 수를 11배 이상 증가시키는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이동통신 3사가 공통으로 말하는 문자 커머스의 목적은 매출을 내거나 수익을 달성하는 등의 상업적 측면이 아니라 ESG 경영의 실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과의 상생, 그리고 자사 통신사 이용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이러한 폐쇄형 커머스를 운영하며 얻어지는 데이터를 향후 금융이나 헬스케어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때 활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SK텔레콤에서 지난 8월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티딜 이용자의 재구매율은 74%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통신사가 가진 막강한 소비자 데이터를 커머스 업계가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마련된 거라고 봐도 손색이 없지 않을까요? |